카테고리 없음2016. 4. 3. 13:15

<버블은 왜 형성되고, 또 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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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나라 국민전체의 주식이 빵이라고 한다면 ... 국내에는 수많은 빵을 만드는 기업들이 
존재할겁니다. 그런데 A라는 회사는 지금의 공장설비로는 더 이상 경쟁력있는 빵을 생산하기가 
힘들어 좀더 성능좋은 설비로 교체하려 합니다. 

하지만 빵만드는 기계설비를 제작하는 B회사에서는 A회사가 주문한 공장설비를 만드려면 
보통은 8~10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합니다. 

"사장님! 시간이 좀 길게(8~10개월) 걸리더라도 
우리회사 기계설비로 교체하시면 10년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A회사 관계자는 다른 빵생산 기계설비 제작회사에 문의를 해보았지만, 
역시 8~10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B회사에게 최대한 빨리 최신식 빵생산 기계설비를 만들어달라고 얘기합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국내에 점점더 빵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 어느날 
A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C회사는 A회사가 빵생산 기계설비를 모두 최신식으로 교체하고부터 
자신들(C회사)보다 더 맛좋고 가격도 싼 빵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자
위기감을 느끼고 자신의(C회사) 회사 생산설비도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빵을 생산하는 다른 수많은 회사들도 이 소식을 접하고 모두 자신들의 빵생산 기계설비도 
교체하기 위해 이곳 저곳에 문의와 주문을 하기 시작합니다.

위 사례는 불황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아주 단순한 스토리를 만들어 본것입니다. 
먼저 마트에서 우리가 맛있게 사먹을수 있는 빵을 흔히 '소비재'로 부릅니다. 그리고 그러한 빵을 
만들기 위해서 공장을 포함한 각종 기계설비를 보통은 '생산설비' 라고 합니다.

다시말해 공장.기계설비 같은 생산설비는 빵(소비재)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생산수단"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GDP라는 국내총생산 같은 말을 하게 될 때에는 ... 생산을 크게 두가지 부문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생산 = [ 생산수단(기계설비)의 생산 + 소비재의 생산 ] => (공장.기계설비.원료) + (빵) 

그래서 경기가 좋아지면 시장에서는 빵의 수요가 점점더 늘어나면서 주문량도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소비재(빵)를 생산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빵을 생산하는
기계와 설비등을 최신형으로 교체하려 합니다. 이같은 생각은 생산설비를 생산하는 회사로 이어져
주문을 하게 됩니다. 즉!, 생산수단(기계설비.공장)의 생산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 결론적으로 
빵시장 경제에는 (1)생산수단의 생산과 (2)소비재(빵)의 생산처럼 두 개의 부문으로 나눠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이처럼 진행되면 시장에서는 특이한 일이 벌어집니다. 
빵(소비재)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너도나도 최신형 생산설비를 주문하게 됩니다. => "생산수단(기계설비)"의 생산 증가 ! 

생산설비를 제작하는 회사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최신형 설비로 교체하려면 최소한 8~10개월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또, 한번 교체하면 10년정도는 교체하지 않아도 사용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새로운 생산설비의 내용연수가 10년 이라는 것입니다. 

보통은 공장,건물,기계설비등의 생산수단은 거래처에서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게되면,
가치(주문가격)의 전액을 한번에 지불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말해 기계설비 같은 
생산수단의 수요는 투하되는 자본과 설치가 한번에 대규모로 발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경기가 살아나는 시기에는 기업들이 먼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이와같은 생산설비(공장,기계설비)등의 주문이 비슷한 시기에 집중되게 됩니다 ... 그리고 이러한 
생산설비는 주문 뒤에 설치가 완료되면, 사례의 빵생산설비 처럼 장기간의 사용기간(10년, 내용연수)이
보장되기 때문에 ... 이때부터는 10년동안은 교체나 갱신없이 빵(소비재)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그 이후의 빵에 대한 수요가 어떤지는 상관없이 생산설비가 10년이라는 기간동안
감가상각으로 가치가 소멸될때 까지는 계속해서 빵을 생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우리는 흔히 "과잉생산" 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생산수단인 기계설비의 수요는("우리 빵공장을 최신식 설비로 교체하고 싶습니다!")
금액적인 측면과 규모가 일시적이고 대량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여기서 일시적이고 대량적 이라는 
의미는 쉽게말해 빵 만드는 기계와 공장은 한번 교체가 끝나면, 그 뒤로는 공장이 낡아서 붕괴하거나
기계가 고장나기 전까지는(내용연수) ~ "우리 빵공장을 최신식 설비로 교체하고 싶습니다!" ... 같은
생산수단의 수요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번 교체하면 10년동안은 주문이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교체나 설치가 완료된 생산수단인 기계설비는 소비재인 빵의 생산을 장기적(10년-내용연수)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생산수단인 설비투자의 수요와 공급의 비대칭적 특징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설비투자의 비대칭적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해결할수 없는 것일까요? ... 아마도
투자를 어느 한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조절하면 해결될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특성상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현재 빵이 매우 잘 팔리고 있고, 주문량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
경쟁회사들은 시장점유율 및 이윤을 획득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저마다 설비투자를 늘릴것입니다.
매일 오전이면 이미 빵이 다 팔리고 ... 더 팔고 싶어도 없어서 못파는 상황 이라면 ... 당연히 빵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자본주의 하에서 이윤 기회가 생길때 자본이 집중되는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결론적으로 생산수단(공장,기계설비) 수요의 일시적이고 대량적인 특성과, 
(설치.교체)완료된 생산수단의 소비재(빵) 공급이 장기(내용연수.10년)적이고 
일방적으로(내용연수 끝날때까지) 이루어지기 때문에 ~ 처음에는 빵에 대해서 초과수요가 일어나다가
설비투자의 수요.공급의 비대칭적 특징으로 어느순간 부터는 빵에 대해서 초과공급이 일어나게 되는것입니다.

결국은 국내의 빵에 대한 소비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공급이 (장기간)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빵은 계속 만들어내고 있지만 더 이상 빵이 팔리지 않게되어 ... 재고가 쌓이고
조금씩 긴축경영에 들어가면서 실업과 파산 등이 발생하게 되는 불황(리세션 recession) 찾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는 이러한 과잉생산된 빵(?)을 재고로 쌓이게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 어떻게?
바로 부채(Debt)의 공급입니다 ... 그러나 이것은 폭탄을 조금더 늦게 터뜨리는 것일뿐입니다>

현재 중국의 경기침체도 이와같은 사이클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그것을 증명하듯 중국의 설비가동률은 2015년 기준, 정상가동률의 80%~85% 수준인 상황입니다. 
쉽게말해 빵 만드는 기계(설비)가 100개 있다면 그중에 놀고 있는 기계들이 20개 정도 라는 뜻입니다. 

위 빵 사례에서 보셨다시피 과잉생산에 따른 불황이나 경기침체로 소비가 둔화될때 
공급측면에서의 재밌는 재고 변화도 잠시 얘기해 보겠습니다.

@ 어떤 호프집(소매업자)에서는 항상 판매되는 맥주의 4배를 재고량으로 확보합니다. 
그리고 맥주 도매상의 재고는 항상 판매량의 3배를 유지합니다. ~ 그리고 
양조업자는 재고를 판매량의 2배 수준에서 관리합니다

예를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1) 호프집(소매): 최초 400병의 맥주를 확보함, 1주일 평균 100병 판매
(2) 도매상: 최초 3만병 맥주 확보함, 호프집(소매) 100군데와 거래하고 있음
(3) 양조업자: 최초 100만병 맥주 확보함, 도매상 50군데와 거래 

<첫째 주>
(1) 호프집(소매): 100병의 맥주 판매, 판매후 재고는 300병 이므로, 도매상에게 추가로 100병 주문(4배 재고 확보) 
(2) 도매상: 소매 거래처 100군데, 따라서 1만병이 판매됨, 이후 재고는 2만병, 양조업자에게 추가로 1만병 주문(3배 재고 확보) 
(3) 양조업자: 도매 거래처 50군데, 따라서 50만병 판매, 이후 재고는 50만병, 추가로 50만병 확해야함(목표 재고는 판매량의 2배)

<둘째 주> - 경기 침체로 판매 감소
(1) 호프집(소매): 98병 판매(2% 감소), 판매후 재고는 302병, 판매량 98병의 4배는 392병 이므로 추가로 90병 주문(판매량의 4배 재고 확보) 
(2) 도매상: 소매 거래처 100군데, 9천병 판매, 이후 재고는 2만 1천병, 판매량 9천병의 3배는 2만 7천병 이므로 추가로 6천병 주문(판매량 3배 재고 확보) 
(3) 양조업자: 도매 거래처 50군데, 30만병 판매, 이후 재고는 70만병, 판매량 30만병의 2배는 60만병이므로 현재 10만병이 남는 상황임 

<결론>

둘째 주, 소매(호프집) 단위에서 판매는 고작 (-)2% 줄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도매업자의 판매는 
평소 1만병에서 9천병으로 (-)10%가 감소하였고, 양조업자는 50만병 판매에서 30만병으로 무려 (-)40% 판매 감소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이러한 시장변화에 양조업자도 나름의 대책을 마련하게 됩니다.
먼저 맥주의 원료가 되는 효모나 호프등의 재고를 줄이게 되고, 병과 상표도 평소보다 
적게 구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공급망의 변화가 더욱 침체로 빠져든다면, 
이제는 양조설비 부분인 자본재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광고나, 회계, 법률 등의 기업 서비스 부분등 시장 전반으로 침체는 확산될수 있습니다.
단순한 사례지만, 오늘날 경제의 공급사슬관계는 이렇듯 엄청난 메커니즘이 숨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끝)

Posted by J.Au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