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2020. 6. 9. 21:35

저는 30대 중후반 남자입니다. 아내는 30대 중반, 저희 사이엔 7살 너무도 착하고 이쁜 아들이 있습니다. 대학교 같은과 cc로 시작하여 연애 6년을 거쳐 2006년 결혼했습니다. 아내는 대학때 졸업때까지 학교 홍보모델을 할 정도로 이쁩니다. 키도 173이어서 학교에선 아내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 역시 184에 그닥 빠지지 않는 외모였기에 아내와 둘이 다니면 정말 모델 커풀이란 소릴 많이 들었습니다. 뭐 그렇게 여느 부부들처럼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같이 공유하며 가끔 다투기도 했지만, 특별히 문제없이 살아왔습니다.

 

2007년 말쯤 첫번째 임신을 했고, 맞벌이를 하면서 아내가 출퇴근으로 힘들었는지 끝내 첫번째 임신으로 가졌던 아이는 그렇게 멀어졌습니다. 너무 힘들었고 저는 아내가 힘들어할까봐 내색하지 않고 버티려 했지만, 끝내 아내와 마주보고 펑펑 울었습니다. 어느덧 몇개월이 흐르고 저희는 다시 두번째 임신으로 아이를 갖게 됐습니다. 한번의 유산이 있게되면 재차 유산이 생길 위험이 크다하여 아내는 아내회사와 5분거리에 있는 처갓집에서 아이를 출산할때까지 지내기로 했습니다. 이후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하게 되었고, 저희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아이를 출산할때 아내는 허리진통을 했습니다. 너무도 고통스럽다고들 주변에서 그러시더군요.. 저는 일분일초도 아내와 떨어지지않고 출산 바로 직전까지 옆에서 아내의 허리를 주무르며 아내 만큼은 아니겠지만 녹초가 될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장장 15시간;;; 이후 출산휴가로 다시 저희 신혼집에서 같이 지내며 너무 알콩달콩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어느덧 아이의 돌잔치를 맞게되고 돌잔치 이후 아내가 회사에 복귀를 해야하는 관계로 아이는 곧바로 저희 부모님댁에 맡겨지게 됩니다. 헌데, 아내가 신혼집에선 출퇴근 거리가 너무 멀다고 계속 처갓집에서 지내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자주 싸웠고 결국 제가 포기하고 아내 뜻대로 해주었습니다.

헌데, 아내는 술을 좋아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구요. 그렇게 주말부부(주중에 한두번 제가 처갓집으로 가곤했습니다.)로 지내면서 아내가 고삐가 풀린 망아지처럼 시도때도없이 술자리에 밤 12시는 기본으로 처갓집에 귀가하고 했습니다. 연락도 잘 되지 않았구요. 아내에게, "너 이럴려고 처갓집에서 다닌다고 한거냐? 대체 하루이틀도 아니고 뭐하는 짓이냐?" 수도없이 얘기하고 꾸짖어도 벽보고 얘기하는것과 같았습니다.

 

어느날은 새벽 1시가 다 될무렵 아내의 휴대폰으로 왠 남자가 전화가 왔습니다. 택시 기사더군요.

아내가 택시에 술취해 쓰러져 있고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어서 전화드린거라며 좀 나와달라고.. 부랴부랴 장인어른께 전화드려 아내가 집근처 택시에서 잠들어 일어나질 못하는것 같다. 죄송하다며 장인어른께 부탁드렸습니다. 저는 신혼집에 있어서 거리가 너무 멀어 어쩔수없이 장인어른께 부탁했습니다. 또 한번은 처갓집에서 자게 되었는데, 아내가 연락이 전혀 안되고 집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라 너무도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머릿속이 하애지고 대체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되내이며, 출근했습니다. 아침에 연락이 왔습니다.

 

미안하다며, 말하는 투가 영~ 어색한게 뭐지!? 아내는 어제 술을먹고 화장실에서 앞으로 넘어지면서 턱이 찢어지고, 앞 이빨이 깨지는 사고를 당했던겁니다. 그래서 새벽에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아침에 집에 들어왔다는 겁니다. 그래도 다른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싶었고, 또 한번 큰소리치며 혼을 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절대 지금껏 살면서 아내에게 욕을 한다거나, 손찌검한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항상 말로 타일렀고 이런 상황에 대해서 이해시키고 재발하지 않도록 말로 해결했습니다. 물론 큰소리는 쳤구요.

 

이것 말고도 술과 관련된 여러일들이 있지만, 이 얘긴 이쯤하기로 하겠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아내의 일방적인 요구로 약 5년을 주말부부로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내의 휴대폰에 날아온 문자!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등 독촉문자.. 하~~ 결혼하고 지금껏 약 8년을 아내에게 경제를 맡기고 제 월급날 한치의 오차없이 아내는 월급을 빼갔습니다. 또한 각종 보너스 및 수당 역시.. 정말이지 전 지금껏 단돈 천원도 비상금을 만든다거나 한적이 없습니다. 참 이제 생각하니 병신이었죠.. 남들 다 있는 비상금, 저는 일주일 아내가 주는 5만원 용돈으로도 행복했습니다. 물론 급할땐 카드는 썼구요.. 너무도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아내와 저의 월급은 합치면 세후 월 600만원 이상입니다.

 

둘다 한 곳에서 오래일했고 둘다 팀장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돈은 다 어쩌고 대출까지 생긴건지 물었습니다. 헌데 아내는 다 생활비로 썼다며, 대출 받은 사실을 알기전 중간중간 저축생활 어떻게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할때면 나쁘지 않게 하고 있구나 싶게끔 은행통장 등 프린트 물을 보여줬습니다. 헌데 이 모든게 아내가 짜깁기한 허위 프린트 물이었다는걸 그때서야 알게됐습니다. 8년간 열심히 아껴가며 아내에게 맡긴 월급은 온데간데 없고, 대출 빚만 대략 5천만원 이상.. 정말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나이 30대 중후반에 돈 한푼 못 모아두고 이 꼬라지가 된걸 생각하니, 앞이 막막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제 아이의 엄마고 제 아내인것을.. 아직 한참 돈 벌고있고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모아보자 생각하고, 장모님께서 아내의 대출금 갚을 돈을 빌려주셨습니다. 지금도 제가 갚고 있구요.. 그런데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아내는 그 이후로 갑자기 주말만 되면 연락도 안되고 외박을 일삼는 거였습니다. 지금 자기가 벌여놓은 잘못을 뉘우치고 자숙하고 조용히 살아야 함에도 이젠 대놓고 반항을 하는거였습니다. 한달 두달 계속 말로 타이르고 좋게 얘기도 해보고, 화도 내보고.. 전혀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끝내 이혼하자는 얘길 했습니다. 도저히 너란 인간이랑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 동안의 내 월급 다 해먹고, 6,7년을 납입하던 아이와 내 보험까지 건드려서 전부 해지시켜놓고.. 부모님들 계속 걱정거리만 만들고, 너 하고 싶은대로 다 맞춰주고 살았는데, 결국엔 이런 개차반 같은 모습을 또 보여주면서 아이는 신경도 안쓰고 대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거냐 따졌음에도, 오히려 당당하게 따지면서 대들더라구요. 그런데 한번 더 참고 또 참고 아이때문에 참고 또 참았습니다. 이대론 안되겠다싶어 아이를 데려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집도 처갓집 근처로 이사했습니다. 같이 살면서 지지고볶고해도 같이 있어야 겠다 싶어서요. 이사하고 처음엔 좀 괜찮나 싶었는데.. 또다시 외박을 일삼고 연락두절에 툭하면 회사 핑계대고 지방출장.. 그래도 설마설마했습니다.

 

어느날 밤 11시 넘은시각 아내의 휴대폰에 카톡이 왔습니다. 아내는 잠들어 있었고, 제가 확인을 했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다른 내용은 하나도 없었는데.. "마사지? 내가 해줄께!" 이런 문자가 온겁니다. 또 다른 남자에게도 "잘자" 란 내용의 문자가 와있었구요.. 둘다 그 전 대화 내용은 아마도 아내가 지운듯 하구요. 너무 화가나서 아내를 깨웠고 아내는 정말 말같지도 않은 회사 핑계를 대며 회사 직원이 장난 친거라고 하더군요.. 이에 너무 화가나서 장모님께(그날은 처갓집에 있었습니다.) 이런 문자가 이시간에 온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 물었습니다.

 

이에 장모님도 아내에게 물었고, 아내는 역시 말같지도 않은 말로 장모님께 얘기했습니다. 근데, 더 충격적인건 장모님이 대뜸 저에게 "ㅇ서방, 자꾸 내 딸 의심할거야? 왜 잠도 못자게 계속 괴롭히는데? 회사 일로 그런거라잖아, ㅇ서방 자꾸 이러면 이혼시킬거야, ㅇ서방 보다 키크고 잘생기고 돈잘벌고 집안 좋은데 지금이라도 내딸 시집 보낼수있어, 그러니까 잠자코 있어!" 이게 지금 저한테 할 소린가요? 당신 자식이 그 동안 얼마나 사고를 많이 쳤는지 까먹으신걸까요? 대출 사건도 사실 저한테 걸린게 처음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처남이 말하길 저 몰래 한두번 갚아준게 아니라더군요. 사실 처가댁이 좀 삽니다. 종로에 6층 빌라 소유하고 있으시고, 미용실을 하시는데, 2층 건물도 소유하시고, 다른 곳에 상가 건물 1층 소유하고 계십니다. 장모님의 특성이 있습니다.

 

자기 자식들이라면 사족을 못합니다. 무조건 잘잘못 떠나 무조건 자식들 편에서 따지고 드시는 성격입니다. 자식 사랑 끔찍합니다. 어렸을적부터 기죽을까봐 고등학교때부터 신용카드를 소지시켰고, 처남은 왠만한 고등학교 학비보다 더 비싼 들으면 누구나 다 알만한 초등학교를 나왔습니다.

국회의원 및 사회지도층, 연애인 자녀들이 주를 이루는 학교입니다. 자식들 기죽이는건 너무 싫어합니다. 그러니 가정에서 가르쳐야할 경제관념도 없고, 과소비에 자기의 잘못은 절대 인정안하고 오히려 고개 뻣뻣이 들고 따지고, 부모님이 다 해결해주시니 계속 사고치고.. 연애할땐 이 정도까지 인줄 정말 몰랐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한밤중에 누군지 전혀 알지 못하는 남자에게 그런 문자가 왔다면 부모된 입장에서 묻고 상황 정리를 해줘야 한다 생각했는데.. 되려 저만 의처증에 미친놈 취급을 하시고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아이와 지내면서 그래도 엄마 없는 놈은 만들지 말자, 그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그럼에도 아내는 크리스마스, 연말, 아이의 생일, 어린이날까지 무시하며 외박을 했습니다. 돌아버리겠더라구요.. 그렇게 어느덧 올해 6월.. 드디어 종지부를 찍을 사건이 생겼습니다. 어느날부터 휴대폰에 암호를 걸어두고, 밖에만 있음 연락이 안되고, 부쩍 회사일로 외박이 잦아 지고, 설마설마 했지만, 처남 결혼식 당일 아침.. 한참 준비를 하던 중 아내 휴대폰을 무심코 보게됩니다.

똘똘한 7살 아들이 엄마 휴대폰을 갖고 놀고 있었거든요. 아내는 욕실에서 샤워 중이었구요. 그래서 잠깐 뺏어서 카톡을 확인했습니다. 정말 보지 말아야될걸 보게됐습니다.

 

새벽 4시 "나 지금 퇴근중, 오늘은 우리ㅇㅇ 동생 결혼식 날이니 푹자고 이쁘게 하고 가, 파마한 머리 보고싶다, 얼마나 이쁠고, 내사랑 우리 ㅇㅇ 보고싶다", 아내 답변 "내 사랑 ㅇㅇ오빠, 오늘 고생 많았고 오빠 눈,코,입 보고싶고 만지고 싶다" 둘이 아주 난리가 났더라구요.. 그 순간 정말 그것까진 아니겠지란 멍청한 생각을하며 버티던 내 모습이 병신갖고 한심하고, 온 몸에 힘이 다 풀리고 마디마디가 끊어져 피가 다 빠져 나가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결혼식은 마쳐야되니 일단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 앉혔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물론 아이가 없는 방으로 옮겨서요.. 단 한번도 그런 말을 아내에게 한적이 없었습니다. 눈물이 나더군요.

 

"오늘 너 동생 결혼식 날이다. 재수없게도 하필 이런날 이런걸 보게되네, xxxx 같은 xxxx! 잘들어라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힘들고 피해보는거 싫다. 결혼식 끝날때까지 절대 내색하지마라, 오늘 처남하고 부모님에겐 하루 종일 웃다 지쳐 쓰러질 정도로 즐거운 날이다. 그리고 넌 내일 당장 짐싸서 내 집에서 꺼져라" 그러곤 저와 아이만 먼저 집을 나섰습니다. 아내는 본인의 더러운 치부를 들어냈으니 한마디도 못하더군요. 그렇게 하루종일 저는 내색안하고 축의금을 받고 장인장모가 어른들 인사시켜주면 아무렇지않게 인사하고 웃고 보냈습니다. 저는 처남하곤 아주 친합니다.

 

둘이 술도 자주 먹고, 잘 어울립니다. 웃긴게 그래도 처남은 사리분별도 할줄알고, 옳고 그름이 확실하고 참 반듯하게 컸습니다. 아내하곤 한배에서 나온 애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요. 그렇게 처남을 신혼여행 가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집으로 장인장모를 모시고 출발합니다. 장인이 수고했다고 술한잔 하자고 하시더군요.. 그래 잘됐다 이제 끝내자, 이 지긋지긋한 생활.. 술 한잔 두잔 들어가니 슬슬 용기가 납니다. 절 의처증 환자로 취급하고 그 상황에서 절 바보로 만들었던 장모님이 이 얘길 들으시면 과연 어떠실까? 궁금했습니다. 여기에 미처 올리지 못한 여러 일들과 아침에 있었던 아내 카톡 내용까지 하나하나 전부 터뜨렸습니다. 순간 정적.......... 너무도 억울하고 그동안 가정만 어떻게든 지켜보려 애쓰던 일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며 갑자기 울음이 터졌습니다.

 

장인어른은 아내에게 "넌 앞으로 집에 올 생각마라, 넌 이제 내 딸 아니다." 장인장모는 저에게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넉이 나간듯한 모습이셨습니다. 그렇게 마무리하고 저는 아들과 함께 그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집으로 왔습니다. 이후 아내가 집으로 왔고, 다음날 아내를 쫒아냈습니다. 현재는 별거 상태이고, 장모님은 시종일관 저에게 미안하다며, 한번만 용서해주면 안되겠냐고 합니다. 장인어른은 내색은 안하시지만 그런 뉘앙스로 계속 저에게 전화하시구요.. 처남도 그걸 알게되고 그냥 이혼하랍니다. 더이상 누나 하는 짓 못봐주겠다고 매형이 너무 불쌍하다고.. 그럽니다.. 생명과도 같은 제 아이.. 지금은 80%는 이혼하겠다 마음 먹었는데, 나머지 20% 아이때문에 어째야될지 너무 힘이듭니다..

 

긴글 잃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라고 다 잘한건 아닙니다. 애초에 아내를 다잡지 못했고, 마음 깊은 곳까지 어루만지지 못했습니다. 허나, 지금껏 정말 부끄럽지않게 최선을 다해서 제자리에서 살았고, 이 나이에 고스톱도 못하고, 그래봐야 한달에 두세번 회사일로 회식이 전부라 술자리를 많이 갖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가정적으로 살았고, 검소하게 살면서 최선을 다했는데.. 너무 힘들고 슬픕니다. 왜 제게 이런일들이.. 불쌍한 우리 아들은 또 어째야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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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u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