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2013. 12. 10. 18:53

누구도 초보자에게 얘기해주지 않는다 라는걸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얘기해 보고 싶은게 있어.


나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많이 찾는 편인데, 정보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초보자들을 배려해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글을 쓰는 사람들이 종종 어떤 단계를 뛰어넘고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초보자들은 기초단계를 모르고선 이해를 할 수 없기에 자기가 원하는 지식을 얻기가 어려울 때가 많지.


심한 경우는 "나는 아는데 너희들은 모르지" 라는 식으로 자신이 어떤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을 이야기 하며 자신을 과시할 뿐, 정작 필요한 이야기는 아예 하지 않기도 하더군.


이는 요리같은 일상의 정보를 이야기 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거 같아. 어떤이는 보는이의 입장에서 자세히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애매모호한 용어로 자기만 아는 내용으로 글을 쓰거나 어떤 단계를 건너뛰면서 보는 이들이 길을 잃게 만들지.




또 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야.


먼저 책들을 선정하는데 있어 독서 초보자에게 도움을 주는 "순서도" 같은 조언이 없어. 예를들어 "꼭 읽어야할 철학 고전 100선" 이런식으로 책을 소개하는데 이건 소개하나 마나한 방법이라고 봐. 


왜냐하면 독서 초보자들이 어려운 고전을 곧바로 읽을 수 있을까? 그것도 100권 모두를?


책은 책과 내생각의 공감점이 많을 수록 쉽게 읽혀지는 법이지. 그렇기에 초보자들에겐 우선 그런 공감점을 넓혀가 수 있는 단계적 조언이 필요한데 그런거 없이 무조건 읽으라는 식이 대부분이지. 공감점을 넓히면 어렵게만 여겨지던 고전도, 대화하며 읽는 기분으로 쉽게 읽을수 있는데도 말이야.


특히 이미 어떤 선입견이 머리에 박힌 '어른'들은 공감점이 없으면 더더욱 책을 읽기가 어렵다고.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야.



책 하나하나에 있어서도 그래. 특히 우리나라 책들과 서양의 책들을 읽으며 자주 느끼는 점이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쓴 책(특히 인문서적들)을 보면 저자들이 "나만 바라봐~" 이런말로 독자들을 자기만의 세계속에 가둬놓기만 하려 한다는 기분이 들어. 때문에 독자들이 그 책을 읽고 생각을 넓히지 못하고 그냥 점으로만 소비하고 말지.


그런데 많은 외국의 인문서적들이 초보자들이나 생각을 넓히려는 독자들을 배려해서 인용문의 출처를 정확히 밝히거나 주석을 뒷장에 세세하게 달아 쉽게 호기심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걸 많이 봐.


문장도 서양책들은 되도록이면 간결하게 쓰려고 노력하는데, 우리나라 책들은 되도록 길게 쓰거나 추상적인 단어들을 많이 사용해서 어쩔땐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정도야.


거기에 외국 저자들은 자신의 이메일 주소나 해당 책을 위해 개설한 블로그 주소를 적어넣으며 독자들과 대화하고 싶다라는 태도를 보이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저자들은 그 흔한 이메일 주소도 없고 말할게 있으면 출판사를 통하라든가 아니면 너가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서 찾아오라는 식의 권위주의적 태도만 취하는거 같아. 아니면 나는 할말 했으니 나머지는 니들이 알아서..라는 식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물론 서양의 저자와 우리나라의 저자가 모두 위와 같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느낌을 지울수가 없어.



여튼 이 영상을 만든이가 말하는 바인 "처음의 초라함을 이겨내야한다"는 말에 동의도 하지만, 초보자를 이끌어 주는 배려와 체계가 부족하다는 걸 우리나라에선 먼저 짚고 넘어가야할 말이 아닌가 해. 이런 초보자를 위한 환경이 부족한데 무조건 개인의 의지박약을 이야기하는건 어폐가 있지 않을까? 



평소 많이 생각해 왔던 부분이라 위 동영상을 보고 한번 써봤어.



ps.얼마전에 이런 느낌을 더 강화시켜주는 책을 만났는데, 데이비드 보더니스 라는 사람이 쓴 "e=mc²" 이라는 책이야. 아인슈타인의 e=mc² 라는 공식이 나오기 까지 어떤 과학적 발견이 있었고 그 공식이 나온 이후에 그 공식을 기반으로 과학적 지식이 어떻게 확대되었는지를 연대기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이론 중심이 아닌 과학자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쓴 책이기에 어렵지 않고 재미있어. 


이 책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위에 말한 서양인의 전형적인 책이기 때문이야. 쉬운 문체 그리고 배려깊은 주석들과 관련서적 소개등을 보며 많이 감탄한 책이지. 그리고 요즘 양자 역학에 대해 관심있는 횽들이 많은 걸로 보이는데 우선 아인슈타인의 e=mc²의 개념을 알고나면 좀더 이해하기 쉬울거라고 봐.


더구나 이 책은 다큐로 만들어 졌는데 "아인슈타인의 위대한 발견" 이라는 이름으로 KBS에서 2부작으로 소개되었고 구해 보기도 어렵지 않아. 다큐가 재미있어서 뒤져봤는데 책이 있더군! 더구나 책의 저자가 다큐에도 나오고! 다큐가 한 3분의 1은 저자 및 과학자들과의 인터뷰고 나머지는 재연이야. 서프라이즈 재미있게 보는 횽들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듯.


이 책을 시작으로 양자역학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 보라고.

Posted by J.Austen